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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일재
2024
위       치    포천시 영중면 영송리
용       도    갤러리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731.00㎡
건축면적    93.39㎡
연  면  적    83.93㎡
규       모    지상1층
사       진    박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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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려 농사를 짓던 너른 밭 한켠에 집을 짓기로 했다. 여전히 땀 냄새가 나는 집이지만, 거주 할 곳은 아니니 농가주택은 아니고 말하자면 일종의 농가근생인 셈이다. 건축주의 개인적인 기억과 염원을 담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기념관을 조성한 것은 아니니 조금은 헐렁한 기념비적 건축이다. 나의 기억 한켠에 타인의 기억도 전시하기로 결심한 뒤, 비로소 농촌의 작은 갤러리가 되었다.
 
흔들리는 흙에 발을 딛는다. 서슬 퍼런 전투기의 굉음이 땅에 내려앉고, 훈련장에 발사된 포의 울림이 땅을 진동케 하는 북쪽의 어느 대지에 하나 됨을 염원하는 작은 집이 들어선다. 흙을 빚어 집을 짓던가. 그저 특별할 것 없이 땅을 다지고 벽을 세운다. 유로폼의 도장이 찍힌 콘크리트의 벽은 소박하고 우직하다. 가파른 지붕틀을 받쳐 메고 대지를 향해 처마를 뻗은 뒤 그 아래 툇마루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외관은 비근한 시골 풍경과 닿아있다. 어린 아이가 그린 동요 속 시골집의 스테레오타입이다. 기성재 규격대로 찍어낸 콘크리트 외벽은 길 건너 창고 벽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고, 그런대로 예산을 투자한 알루미늄 징크 마감재는 옆 공장의 샌드위치 패널과 별반 다른 것 같진 않다. 서로 엇갈린 두 동의 사선 지붕은 중첩되는 뒷산의 능선과 닮은 것도 같다. 눈에 익은 농촌의 풍경을 따라 집의 얼개를 짠다.
 
농사를 짓던 건축주가 농막에 앉아 쉬는 오후면, 서쪽으로 깊게 내려앉은 태양의 여운이 날카롭게 눈을 찌르더랬다. 뻗어 나온 처마를 태양을 향해 비틀어 한껏 깊숙한 그림자를 만든다. 매 순간 외벽을 스치며 사선으로 떨어지는 음영은 충분히 의도된 리듬감이다. 그림자의 가장 깊은 곳에 커다란 창을 두고, 남서향의 갤러리는 부드럽게 반사된 자연광을 받아들인다.
 
처마의 뒤틀림을 따라 함께 틀어진 툇마루는 얼핏 무심해보이나, 사실 필요한 위치에 적당한 크기로 놓여있는 집의 느슨한 경계이다. 어떤 마루는 길목에 놓인 쉼터이며, 어떤 마루는 제주 농가를 닮은 물부엌이다. 어떤 마루는 화랑으로부터 확장된 전시이며, 어떤 마루는 밭 위에 놓인 그림자이다. 흙발로 오가는 들판에서 집과 흙 사이의 그 중간 즈음에 툇마루가 존재한다.